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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54) 엔조이 터키

입력 : 2017-03-16 17:28:00
수정 : 0000-00-00 00:00:00






 

여행은 걸어 다니면서 하는 독서

헤이리 8번 게이트 입구에 ‘엔조이 터키’라는 곳이 있다. 입구 벽면에는 시원한 바다 바람이 불어 올 것 처럼 갈매기 나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걸어 다니면서 하는 독서’라고 쓰여 있다. 또 이런 글귀도 있다. ‘늘 마음이 설레고 가슴 뛰게 하는 그 곳, 알면 알수록 새롭고 감동적인 이상한 매력의 이스탄불. 그 이름을 부르면 가슴이 떨리고 그 이름을 기억하면 그리워지는 이스탄불은 사랑, 그리고 그리움이다’.

얼마나 터키를 사랑하면 터키여행사를 만들고, 카페를 만들고, 터키음식점까지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가게 문을 열면 이곳은 이스탄불 현지 예쁜 가게같다. 컬러풀한 유리 모자이크등과 섬세하고 예쁜 도자기, 터키석 장신구, 카펫 등 소소한 소품이 화려하면서도 기분 좋은 색감이 가득이다. 그야말로 마음을 맑고 환하게 해주는 매력에 푹 빠져버린다. 아! 여기가 바로 힐링카페, 여행카페, 맛있는 카페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세자매가 만든 카페

이곳은 스스로 꼴통자매라 자처하는 개성 넘친 언니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부엌데기 큰언니인 마초 아블라는 어깨발, 말발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꼿꼿한 심성의 소유자로 맛을 책임지는 요리사다.

둘째언니 버럭 쟈스민은 터키에 주로 살면서 여행사를 이끈다. ‘내 멋대로 내 맛대로 터키여행’이란 프로그램 제목도 멋지다. ‘발칙한 나그네’, ‘사람 냄새 나는 여행’ ‘사도 바울 선생님을 따라서’ ‘역마살이의 낡은 여행’ 등 통상적이지 않은 ‘나를 알아가는 여행’이라고 한다.

막내는 바지사장 후리치아인데 살림을 못한다고 말은 하지만, 감각쟁이로 카페에 놓인 소품 한 점 한 점이 모두 예사롭지 않다. 누가 봐도 탐나는 좋은 컬렉션으로 그녀의 감성이 이곳을 빛나게 해준다.



 

터키는 맛있다

터키는 세계3대 맛있는 요리로 유명한 나라이다. 그곳에 가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 집의 음식 맛은 순했다. 갓 구운 터키 전통 빵인 시미트와 금방 홍차잎을 우린 짜이가 좋았다. 여기에선 모든 음식에 짜이가 기본으로 나온다.

리필되는 짜이와 함께 먹어야 터키음식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엔조이 터키만의 맛의 비밀은 음식에 들어가는 모든 양념이 현지에서 온다는 것이다. 터키 향신료, 소금, 깨, 고추, 올리브, 오일과 석류엑기스 등.

첫 방문이라면 엔조이 세트를 추천한다. 바게트처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터키 빵 에크맥에 오믈렛이나 샐러드를 얹어 먹기 좋다. 신선한 샐러드에 석류엑기스가 들어간 소스 맛이 향긋하다.

 

터키는 사람, 풍경, 맛

궁금했다. 왜 터키냐고 물었더니 ‘사람’이라고 말한다. 따뜻하고 순박한 터키 사람들의 정이 그리워 자주 가게 되고 말만 들어도 가슴 뛴다는 세 자매의 여유 있는 삶이 자랑스럽다 못해 부럽기까지 하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서정시인 예이츠는 고대 어떤 도시보다 이스탄불에서 한 달만이라도 살아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곳 ‘엔조이 터키’에서 이스탄불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던 예이츠의 시를 떠올리는 것을 보니, 내 마음이 사로잡혔나보다.



 

#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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